[금산신문 2004. 12. 02. 기고]

지난 11월 20일부터 4일간 금산로타리클럽에서는 자매클럽인 일본 기타큐슈에 있는 도바타 히가시클럽을 방문하면서 뭔가 봉사단체의 위상에 걸맞는 활동을 하기 위해 애를 쓴 결과 노인병원에서 일본의 노인들에게 한국의 가락과 춤과 노래를 들려 드리자는 계획을 세우고 또 이를 실천하였다.
앞으로 그 계획부터 무사히 돌아올 때까지의 모습들을 금산신문에 소개하고자 한다.

단순히 '우리가 이렇게 놀고 왔오' 하는 것을 자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요즘과 같이 어렵고 힘든 세상에 조금이라도 이웃의 어려움을 생각하고 같이 걱정해 주는 마음을 가져 보자는 의미와 함께 우리가 막연하게 알고 있는 일본과 일본인에 대해 이해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번 여행 중 금산로타리클럽의 회원들 중에도 '우리가 이렇게 외국에 나와서 외국의 할머니 할아버지만 위로할 것이 아니라 우리 지역에서도 이런 행사를 계획해 보자'는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에 이를 긍정적으로, 그리고 심도있게 추진해 볼 생각이다.

(1) 여행 계획부터 후쿠오카 공항 도착까지
- 외국에서 봉사를 한다는 것 -
금산로타리클럽의 회장을 1년간 수행하면서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이 많지만, 가장 힘든 일 중의 하나가 자매클럽인 일본 키타큐슈(北九州市)의 도바타지역(戶畑地域) 에 위치한 도바타 히가시(戶畑東) 로타리클럽과의 연례 상호방문 및 교류행사일 것이다.

자매결연을 맺고 교류를 시작한 지 올해로 21년째를 맞는 양 클럽은 그 세월의 무게가 말해 주듯이, 일본인들이 마음을 열고 혼네(本心)를 보여주는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상호방문의 주관은 사실 회장이나 총무보다는 국제봉사위원장이 중요한 역할을 해 왔고, 국제봉사위원장을 맡았던 역대의 고병훈 전회장이나 김동원 전회장의 헌신적인 노력이 그 화합의 원동력이 되어 왔던 것이다.

올해에는 금산클럽이 도바타 히가시클럽을 방문하는 해이고, 새로 국제봉사위원장을 맡은 김석곤 전회장은 과거에 이 교류를 계기로 일본어를 공부하여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을 정도로 양 클럽의 교량 역할을 해 왔던 분으로, 말하자면 국제 교류에 있어 금산로타리클럽에 젊은 피가 수혈된 셈이 되었다.

양 클럽은 그 동안 친목을 넘어선 서로 상대방 국가에 대한 봉사의 차원을 이룩해 보자는 소망을 갖고 많은 토의가 있었지만, 짧은 방문일정과 언어의 벽이라는 한계를 넘어 구체적으로 그 방법을 찾는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갖고 있는 마음속의 열망에 비해 그리 눈에 띠는 진척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방문에는 특별히 신임 김석곤 국제봉사위원장이 '일본에 있는 양로원과 같은 기관에서 노인들을 상대로 한국식 공연을 선보여 위로해 드리는 그런 행사를 하면 어떻겠는가' 하는 아이디어를 내고 공식적으로 제안을 해줬는데, 집행부는 '아주 좋은 아이디어'로 생각, 이를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우선 음악을 담당해 줄 사람이 필요했는데, 마침 금산 최고의 악사 중 한 분인 임종진씨가 그 역할을 맡아 주시겠다고 쾌히 승낙을 하자 공연의 성공에 대한 기대가 커졌고, 진행은 급물살을 탔다.

모두가 초심자인 우리 회원들이 한달간 연습해서 기초라도 터득할 수 있는 한국적인 공연은 역시 사물놀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6명의 회원이 차중철씨를 비롯한 금산 토리풍물패 단원들의 지도로 하루 서너 시간 씩 한달 간의 강훈련을 한 결과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그런 대로 망신은 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건부 합격'이 떨어졌다.

선물에 특별히 신경을 많이 쓰는 일본인들의 마음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기에 어떤 선물을 준비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심사숙고하다가 회원 각자에게는 요즘 한류(韓流) 열풍을 타고 있는 배용준씨의 얼굴이 새겨진 기념품을, 클럽에게는 한국의 유명한 한국화가의 작품을 컴퓨터로 전사한 그림을 준비하였다.

최근 들어 자매클럽을 방문하는 회원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양 클럽의 공통된 현상인데, 그도 그럴 것이 20년이 넘었다면 서로 10번씩은 상호 방문하였기 때문에, 웬만한 곳은 다 보았고, 새로운 관광의 재미를 느끼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감안하여 회원들의 많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기념합동주회 후의 여행 일정에 대해서도 특별히 신경을 써서 비용은 조금 더 들더라도 알차고 새로운 느낌이 드는 여행 코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 영부인 포함, 무려 29명의 방문단이 결성되었다.

특별히 방문여행에 한번도 참여하지 않으셨던 89세의 송전무 창립회장께서 참가하신다는 말씀을 전해들은 도바타 히가시 클럽에서 방문 전부터 손님접대에 너무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사전 전화연락과 팩스 교환에서부터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출발일인 2004년 11월 20일.
인천공항에서 오전 8시 후쿠오카 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우리 회원들은 새벽 1시에 집결했다. 안개가 많이 끼어 있어 공항까지 가는 시간을 한시간 정도 여유있게 잡고, 또 대전에 살고 있는 회원들을 픽업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에 서두르게 된 것이다.

버스는 28인승의 딜럭스한 우등버스로, 대전에서 기다리고 있던 회원들을 태우고 나니 서울에서 바로 공항으로 오기로 한 내 아내가 아니었다면 한 사람을 서서갈 수밖에 없었을 정도로 버스 한 대에 꽉 찬 회원들을 보면서 무사히, 아무 탈 없이, 그리고 즐겁게 다녀올 수 있는 보람된 여행이 될 것이라는 좋은 예감이 들었다.

게다가 출발하면서부터 황승영 총무와 김범수 간사는 물론 모든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앞장서서 솔선수범 하는 자세를 보여 주니 너무나 편하고 고마웠다.

참가자가 모두 버스에 탑승하자 황승영 총무는 '오밤중에 잠을 깨워 미안하고, 휴게소까지는 조용히 잠을 자자'는 내용의, 어떻게 보면 여행을 떠나는 사람으로서는 하기 힘든 이상한(?) 인사를 하였고, 버스는 짙은 안개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에 무사히 새벽 5시에 도착하였다.

막 공항 대합실에 들어서는데 우리와 거의 같은 시각에 아내가 들어오면서 '삼성동 공항터미널의 아침 첫 차가 5시 반이어서 약속시각을 맞추지 못할 것으로 생각, 택시로 왔다'고 했다. 잘 했지.

대한항공의 수속은 오전 6시 반부터라니 남는 한시간 반 동안 우리는 비싸지만 맛은 좋은 우동과 라면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휴대전화 로밍과 짐 부치기가 끝나니 오전 7시 20분.
면세점에서 아이 쇼핑하고 7시 40분 탑승, 8시 10분 비행기 출발, 9시 10분 후쿠오카 공항 도착.

(1) 여행 계획부터 후쿠오카 공항 도착까지
(2) 일본 도착에서 태재부 관광까지
(3)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공연을 통한 봉사
(4) 금산·도바타 히가시 클럽 합동주회 모습
(5) 유후인과 벳부온천
(6) 벳부와 아소산
(7) 다시 빚을 지고, 아쉬운 작별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