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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CEO의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 금산신문
제목 규제개혁위원회 소고
작성자 samnam
작성일자 2021-07-19
조회수 1490

[금산신문 2005. 03. 24. 기고]

◆ 조금 부끄러운 개인 고백 한가지

항상 금산의 어린이들을 위한 노력이 남보다 한발 앞서 가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내고 또 실천하기로 유명한 김진 원장이 『금산군학원연합회』 회장을 막 시작하던 시절이니 아마도 5-6년 전 이야기인가 보다.

학원연합회에서 주최하는 어린이날 행사로 청산회관 앞에서 자전거달리기대회가 있었는데, 그 해에는 아침 일찍 행사가 시작되는 바람에 여기에 참석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차를 몰고 급히 가느라 조금 과속을 했다.

칠백의총 앞의 신호등 세개가 맞물린 지역을 통과하던 중에 황색불이 빨간불로 바뀌는 것을 보고도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눈 질끈 감고 통과를 하고 보니 왼쪽에서 의경이 손짓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시각은 아침 6시 반쯤.
나의 첫 반응은 '아차!'였고, 두번째 반응은 '짜증'이었다.

'지금 중요한 행사에 참석하러 아침 일찍 나와 서둘러 가는 길인데, 왜 나의 시간을 빼앗는가' '그리고 당신이 이 이른 시각에 여기 서 있는 것은 조금 뒤의 자전거행진이라는 행사를 위해 나왔을 텐데, 그동안 심심하니 나를 붙잡은 것 아니겠는가' 하는 짜증이었던 것 같다.

그 의경도 아마 어린이날의 행사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나와 '별로 하고 싶지 않은' 교통지도를 하고 있었을 텐데도 말이다.

결국 그 날은 꼭두새벽부터 교통위반딱지를 한장 뗐고, 찜찜한 마음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1차적인 감정적 대응이 가라앉게 되자 내 머리속에는 다른 생각이 정리되면서 나의 그 '짜증'이 슬그머니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그 작은 사건의 당사자가 '내'가 아니고 '남'이었다면 그 의경의 교통단속행위는 정당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대상이 '나'였기 때문에? '짜증'을 당연한 나의 반응으로 잠시나마 인정했던 것이 부끄러워진 이유가 되겠다.

내가 조금 더 성숙한 인간이었다면 '미안합니다. 바쁜 일정이 있어 무리한 줄 알면서도 신호위반을 했군요. 이른 새벽부터 이렇게 애쓰는 사람도 있는데, 다음부터는 교통신호를 더 잘 지키도록 하지요.' 이랬어야 했을 것이다.

결국은 그 의경이 신호위반을 단속하는 것은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취지일 것이고 그렇다면 내가 그 날 사고는 나지 않고 위반딱지만 뗀 것이 결국은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보험료를 낸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 것이다.

◆ 법과 질서에 대하여

이렇게 '규제'라는 것이 결국은 나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애초에 인간이 혼자 사는 것보다 모여서 사는 것이 더 안전하고 편안할 것이라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에 사회가 구성되었을 것이고, 그 사회를 꾸려 나가자니 구성원 간의 이익이 충돌하는 갈등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만든 규칙은 처음에는 '힘'이었을 것이고, 문명이 발달하면서 점점 '법과 규칙'에 의존하게 된 것 또한 섭리일 것이다.

이 '법'에 의한 통치를 처음 명문화한 것이 '함무라비 법전'에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의 법체계에 버금갈 정도로 발달된 법은 고대 로마인이 만든 것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사문화된 법은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법이 필요한 경우에는 토론을 통해 줄기차게 새로운 법을 만들어 가면서 무려 800년이라는 긴 세월을 지켜 왔다.

특히 카이사르와 하드리아누스황제는 그들의 법을 한 번 더 분석하고 체계화하는 방대한 작업을 통해 그들의 법정신을 반석 위에 올려놓는 공헌을 한 것으로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이렇듯 법과 질서는 그 자체로 권위를 부여받은 것이기에 다시 사람들의 중의(衆意)에 의해 바뀌기 전까지는 사람을 통제할 권리를 갖게 되는 것이다.

◆ 행정적 규제라는 것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무언가 일을 하려면 가끔 관청(官廳)과의 관계를 가질 때가 있고 그런 경우에는 이러저러한 법이 있다는 복잡한 현실을 접하면서 놀랄 때가 있다.

이렇듯 복잡해지는 현실을 가운데에 서서 중재하고 끊임없이 머리를 굴려가면서 나쁜 일을 계획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걸 쫓아가면서 막아야 하는 공직자들로서는 당연한 업무이겠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남의 얘기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생소할 것이다.

하지만, 처음에 만들어질 당시의 규제는 틀림없이 그 규제가 권위를 부여받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이 바뀌고, 또 다른 규제가 생기다 보면 중복되는 일도 있을 것이고, 시대의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는 규제도 생겨나기 마련이어서 로마인들이 토론을 통해 끊임없이 법을 바꾸어 왔듯이, 우리도 합리적인 방법을 통해 이 일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생기게 된다.

◆ 금산 군규제개혁위원회 모임

최근 몇 달간은 금산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반영하듯이 뜸한 것 같지만, 그 이전까지만 해도 금산군은 행정적인 큰 상을 여러 차례 받은 사실을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작년에 '규제개혁 모범군'으로 선정된 것이라고 한다.

그 첫 모임이 지난 3월 17일에 군청에서 있었는데, 그 모임에 참석한 감상을 잠깐 얘기해보려 한다.

우선 박동철 부군수가 위원장으로서 '금산군의 조례 중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규제가 있다면 이를 과감히 개정하기 위해 추진 중이며,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토론을 통해 좋은 결과를 내 주기를 당부한다'는 요지의 인사말씀이 있었고, 공동위원장인 한평용씨는 '국제화, 세계화의 바람이 부는 현 시점에서 국가와 지방 모두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시대 흐름에 맞는 제도를 계속 만들고 또 보완해 나가야 할 당위성이 있다'고 하였다.

이후 각 실과별로 제안된 46가지의 심의안건을 토의하는 중에 내가 느낀 것은 '이제 우리에게도 토론문화가 정착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일의 순조로운 처리를 위해, 혹은 주민들의 불편해소를 위해 공직자들이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많은 생각을 했고 그런 토대 위에서 많은 심의를 했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논리와 현실 적용에 대한 토론이 - 조금은 알아듣기 어려운 적도 있을 정도로- 활발히 이루어진 다음에 하나의 결론이 나는 것에 대해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예정보다 시간이 두배나 걸렸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지만, 그래서 다른 시간약속을 정해 놓은 사람들이 회의가 끝나자마자 바람같이 사라지기는 했지만 금산을 위해 유익한 시간이었다는 것이 나의 평가이다.

◆ 생각할 점과 아쉬운 점

이번에 상정된 46가지의 안건은 중앙정부의 전문가들이 금산군의 조례를 검토한 다음 문제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사안들에 대해 토의를 거쳐 완화를 권고한 것들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주민들이 불편하고 부당하다고 느끼는 규제를 완화해야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이러한 법은 우리 실정에 맞지 않으니 바꿔주시오' 하고 요청하는 사안들을 갖고 심도높은 심의를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어떤 법규는 오히려 규제를 강화해야 할 법도 있을 것이고, 법규를 강화, 혹은 완화함으로써 생기는 이득과 피해 당사자가 있게 마련이기 때문에 우리가 사는 고장의 중심을 세우는 조례에 대해 많은 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금산군청 홈페이지와 같은 열린 공간을 통해 토론의 장에 참여하는 마음을 키운다면 우리 금산이 조금 더 잘 살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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