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신문 2004. 10. 07. 기고]

지난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었다.
지난 1990년부터 날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노인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또 경로정신을 높이기 위해 매년 이 날을 기념하고 있다.

누구나 나이를 먹을 것이고, 특별히 이런 기념일을 정하지 않더라도 노인들을 공경하는 사회가 되었다면 굳이 ‘노인의 날'이 필요 없겠지만, 불행히도 우리 사회에서 노인들이 그리 행복하지 못하시다는 방증은 아닌가 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
사회가 발전하면서 인구의 고령화와 사회구조 및 가치관의 변화에 따르는 노인문제는 비단 한국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는 유난히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분들에 대한 장기적이고 확실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을 수도 있는 중대한 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는 빠른 속도로 노인들이 많아지고 있고, 젊어서 국가와 사회와 가정을 위해 헌신한 것에 대한 보답은커녕 나이 들어서도 쉬지 못하고 계속 일을 해야 하거나 심지어는 먹을 끼니조차 걱정해야 하는 노인들의 숫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몇가지 통계를 인용해 보자.

우리나라의 고령화속도는 세계 1위라서, IMF도 “한국은 빠른 고령화로 30년 안에 재정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전체 인구의 7.9%인 약 3백77만명으로, 2019년에는 인구의 14%가 노인인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 사회진행속도가 프랑스의 경우 1백15년, 스웨덴 85년, 일본은 25년이었는데 우리나라는 이를 크게 앞지르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예고된다.
특히 우리 국민의 평균 수명은 지난 30년간 11년 이상이 증가했기 때문에(1970년 63.2세, 2000년 74.9세), 도시의 직장인들은 정년 후에도? 적어도 20년 이상 수입이 없는 은퇴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런 면에서 김행기군수가 ‘농촌에서 노인이 많다는 것이 우리 금산이 살기 좋은 고장이라는 증거'라는 알똥말똥한 말씀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아닌가 싶기도 하다.

노인이 되어 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젊은 사람들이 할 일을 알아보자.
나이 드신 분들은 건강하고, 무언가 소일거리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풍족하지는 못하더라도 쪼들리지는 말아야 한다.

이 분들을 위해 많은 일들이 정부 차원에서, 그리고 자원봉사의 차원에서 많은 사람들이 많은 일들을 하고 있지만, 아직 그리 만족스런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복지시설이나 양로원을 많이 만들어 보호하는 방법도 많이 시도되었지만, 들어간 비용에 대비한 효과로 볼 때 그리 만족스런 상태가 아니다.
독거노인들의 낡은 집을 고쳐주는 활동을 하는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같은 봉사활동이 주목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즐거운 노인이 되려면
그럼 노인들은 어떤 마음을 가지셔야 할까.
무언가 소일거리나 일거리를 가져야 한다.
서울시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65세 이상 인구 중 21%인 12만명이 취업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취업내용을 살펴보면 경비원이 30%, 건물청소원 20%, 파출부 15% 등으로, 이처럼 노인의 재취업은 단순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그리고 노력만 한다면 얼마든지 자신의 취미에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도 있다.
어떤 72세 노인은 단전호흡체조 강사로, 또 어떤 78세 노인은 일어통역자원봉사로 일하고 있다. 여행 가이드를 하는 72세 노인도 계시고, 그 밖에 ‘할머니자원봉사단’과 ‘환경봉사대’ ‘기초질서봉사대’와 같은 소위‘어르신자원봉사단’의 일원으로 활동하시는 노인들도 계시고, 이 분들은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계신다.

우선 노인들에게 권해 드리고 싶은 것은 컴퓨터 교육을 받으시라는 것이다.
현대는 컴퓨터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에, 노인들 스스로 정보화를 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요즘에는 정부, 혹은 각 학원에서 무료교육을 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마음만 먹는다면 별 부담 없이 배울 수 있다.

그리고는 남을 돕는 좋은 일도 내가 알아야 할 수 있기 때문에, 각종 자원봉사를 위한 교육도 받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즐거워야 한다.
최고령인 109세의 최애기 할머니와 105세의 정용수 할아버지는 두 분 다 낙천적인 사고방식을 가지신 분들이라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한다.

그만큼 세상을 밝게 보는 마음이 오래, 그리고 건강하게 사는데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몸도 불편한데 허리, 다리가 아프면서도 농사일에 매달리는 것보다, 혹은 노인당에 앉아 고스톱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무언가 하나라도 배우고, 또 무언가 하나라도 베풀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는다면 남은 인생이 더 보람차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버릇없는 말을 드렸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