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신문 2004. 09. 09. 기고문]

- 장소판촉만이 금산의 밝은 미래를 약속한다 -

지난 주에는 세계화와 글로벌화가 진행될수록 세상은 대도시와 대도시에 도움이 되는 지역으로, 그리고 정보 엘리트와 정보빈자로 나뉘게 되면서 소득계층이 양극화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것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렇게 되면 결국 중산층의 두께가 자꾸 얇아지고, 상류층과 하류층의 차이가 자꾸 벌어지는 것이 대세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생소한 일이지만 WTO 라든가 G8과 같은 세계적인 강대국 지도자들의 회담이 있을 때마다 이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격렬한 시위가 있었던 것이다.

가장 우리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가슴 아픈 사건은 역시 바로 1년 전에 멕시코의 칸쿤에서 스스로 할복자살한 故이경해씨일 것이지만, 우리나라 말고도 많은 과격한 시민단체들의 시위가 세계적으로 그치지 않는 것도 이런 경향을 몸을 막아보자는 노력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금산이 내일을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눈이 핑핑 돌게 급변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지금까지와 같이 인삼과 약초에만 의존한다면 지역 전체를 생각한다면 위험부담이 너무 큰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우리가 기대야 하는 추세는 바로 ‘장소판촉'인 것이다.
‘장소판촉'이란 말 그대로 우리가 사는 이 곳, 금산을 상품으로 내놓는 것이다.

마치 백화점에서 쇼윈도우를 멋있게 꾸며 놓아 소비자들로 하여금 사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지역을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살게 하든지, 아니면 살지는 않더라도 한 번이라도 더 방문하게 만들어 여기에서 돈을 떨어뜨리게 하자는 그런 뜻이 되겠다.

이 ‘장소판촉'은 우리 금산만의 비장의 무기가 아니라 전국의, 아니 전 세계의 모든 자치단체들이 목숨을 걸고 심혈을 기울이는 주제이기 때문에, 우리 금산이 다른 지역과의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금산의 미래는 걱정스럽다고 봐야 한다.

이 차별화를 위해서는 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이 경쟁력을 위해서는 독특한 환경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문화적 특색을 갖춘 판촉'일 수밖에 없고, 우리의 자랑인 인삼과 약초도 지금까지와 같이 천편일률적으로 농사지어 생산하고, 시장에 내놔 판매하던 단순한 방식으로는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이런 문화적 포장으로 가치를 더욱 높여 팔아먹어야 한다.?

생산과 판매에 대한 세계적인 경향 중 중요한 변화는 (1)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그리고 (2) 생산 중심에서 유통중심으로 바뀐다는 것인데, 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진실을 우리는 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인삼을 생산해 놓기만 하면 저절로 가격이 형성되고, 판매와 소비가 이루어졌지만, 이제는 소비자가 신뢰하지 않으면 시장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고, 앞으로 CJ와 같은 대기업의 유통시장이 들어오면서 우리 금산의 인삼시장에 대 변혁이 이루어질 것이라고들 하는데, 여기에서 유기농법이나 저농약생산과 같은 새로운 농법을 개발한다든지, 인삼재배과정을 홈스테이방식으로 같이 일하면서 판매하는 등의 자신만의 독특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개발하지 못한다면 장래를 보장하기 힘들 수도 있다는 세상의 변화를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이것은 금산만의 문제도 아니고, 인삼만의 문제도 아닌 세상이 뒤바뀌는 과정의 한 가지에 지나지 않는 현상이기 때문에, 우리의 힘으로 도도히 흐르는 큰 물길을 바꿀 수는 도저히 없을 것이다.

- 장소판촉을 효과적으로 하려면 -

이 과정에서 우리 금산이 발전하기 위한 방법을 개발하는 데 있어 강조할 두가지 측면이 있는데, (1) 문화적 측면과 (2) 마케팅적 측면이 그것이다.

(1) 문화적 측면은 독특하고 고유한 개성에서 실마리를 뽑아 비단 인삼과 약초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물건들을? ‘상품'이 아닌 ‘작품'으로 만들고,? ‘고향의 향취(鄕趣)'를 가미하고, 볼거리, 감동거리를 만들고 각종 행사와 스포츠 이벤트 등의 문화적 수단을 동원해서 경쟁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인삼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웃한 무주는 반딧불이로 이미지 개선에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정작 가보면 반딧불이는 몇마리 없지만, 반딧불이를 이용한 청정 무주의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심어 놓는데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성공은 그리 부러울 것이 없는게 이 성공을 지속하자면 반딧불이가 크리스마스 트리에 점등된 불빛만큼이나 많이 보여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너무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2) 마케팅적 측면은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과 가격과 디자인과… 등등을 조사하여 이에 맞는 제품을 생산, 판매하기 위한 노력이다.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활용방안이야 물론 인삼/약초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더 잘 알겠지만, 이러한 노력이 성공하면 물론 지역의 고용창출과 경제성장으로 연결되어 우리 지역이 발전할 기틀이 되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얻지 못하면 실업과 경제침체라는 암울한 미래만 남을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신행정수도가 이전한다면-

금산에서 6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연기지역에 신행정수도가 들어온다는 것이 우리 금산이 이 장소판촉을 펼치기에 아주 유리한 조건이 될 수가 있다.
예를 한 번 들어보자.

경기도 부천은 대단히 큰 도시이지만, 주민의 30%가 서울에 직장을 갖고 있고, 특히 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50% 이상이 서울로 출근하고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하자면 부천은 서울이 없다면 존재하기 힘든 도시이고 우리는 이런 곳을 ‘위성도시'라고 부른다.

금산은 대전이나 신행정수도 예정지의 인구가 서울과 같이 많지 않기 때문에, 위성도시로 클 수는 없다. 그렇다면 위에서 공부한 문화성과 독창성을 동원한다면 누군가의 말처럼 ‘신행정수도의 정원'으로 살아남는 것도 훌륭한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깨끗한 자연환경과 잘 가꾸어진 천개의 자연공원을 비롯한 많은 환경이벤트들을 적극 개발하고, 장소적 가치에 따라 인삼과 약초의 가치도 더불어 커지는 그런 일들을 많이 개발하는 것이 금산이 나아갈 길일 것이다.

여기에 우리 금산이 자랑하는 사계절 축제(장동달맞이축제, 산안산꽃축제, 금강민속축제, 그리고 인삼제)로 깨끗한 금산, 살고 싶은 금산을 만들어 주변 대도시의 주민들을 불러 모을 수 있다면 우리 금산의 미래는 그리 어둡지 않을 것이고, 우리가 항상 걱정하는 인구감소의 문제도 저절로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